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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에 매서운 '불황' 한파…후원 격감

  • 사무국
  • 2012-11-15
  • 조회수 1,033

복지시설에 매서운 '불황' 한파…후원 격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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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기업 가릴 것 없이 줄여…전문기관 모금도 예년같지 않아

베이비붐 세대 은퇴도 영향…새 후원자 없어 어려움 가중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의 복지시설에 '불황의 여파'가 매서운 한파가 되어 밀어닥치고 있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져 개인이나 기업의 각종 후원이 눈에 띄게 줄어든 때문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모금전문단체에 접수되는 후원금도 예년 같지 않아 일선 복지시설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은 더 크다.

이 때문에 어린이와 노인 등을 돌보는 복지시설 운영자들의 한숨 소리도 그만큼 깊어지고 있다.

◇ "후원 문의 전화조차 없어요" = 6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대전의 아동보육시설 성우보육원에는 최근 후원의 손길이 뚝 끊겼다.

지난해만 해도 연말이 가까워 오면 후원금 기탁과 관련한 문의전화들이 오고 실제 후원으로도 이어졌지만 올해는 문의전화조차 거의 없다.

김익자 원장은 "누가 후원금을 주겠다고 하는 얘기가 없다"며 "정부보조금이 나오듯이 매년 찾아주는 독지가들과 기관 몇 군데 빼고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밝혔다.

충남 논산의 아동양육시설인 계룡학사의 경우 정기 후원자 30여 명이 꾸준히 도움을 주고 있지만 비정기 후원자는 거의 사라졌다.

이곳의 비정기 후원자는 한 해에 20명가량 됐으나 올해는 지금까지 4명에 그쳤고, 액수도 1인당 10만 원 선에서 5만 원 선으로 줄었다.

물품 후원은 더욱 줄어 2010년 이전만 하더라도 명절에 간식창고가 가득 찰 정도였으나 요즘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김 원장은 아쉬워했다.

창원의 A 아동복지시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개인과 기업 후원금은 물론이고 물품 후원도 크게 줄어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간식 제공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경기도 안성시 B 복지관은 난방비, 연탄지원 사업의 규모를 축소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매년 3~4곳의 업체에서 물품 또는 현금지원을 받았지만 아직 지원 약속을 한 기업이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이 복지관의 한 관계자는 "안성시에만 20여 곳의 복지시설이 있어 경쟁적으로 기업들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벌이는 처지"라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 전문기관 모금도 감소 = 이처럼 복지시설 곳곳에서 후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 모금전문기관의 사정도 예년 같지 않다.

복지시설은 개인이나 기업에서 직접 후원을 받기도 하지만 모금전문기관 등 단체를 거쳐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3일까지 들어온 후원금은 58억 8천만 원으로 지난해 한 해 102억 8천만 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다.

공동모금회 측은 연말에 집중 모금 캠페인을 펼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후원금을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추석 때 모금액(현금+현물)만 보더라도 올해는 3억 7천만 원으로 지난해(7억 8천만 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경남지역 아동복지시설 등을 후원하는 생명나눔재단은 정기회원으로 등록했다가 탈퇴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고 밝혔다.

◇ 베이비붐 세대 은퇴도 영향 = 150여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 시작된 것도 복지시설 후원 감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가 가장 먼저 줄이는 지출 가운데 하나가 각종 후원금이다.

올해 정년퇴직한 이모(58)씨는 "직장에 다닐 때는 한 해에 20만 원 가량을 복지시설에 기부를 했다"며 "재취업이 안 돼 조기수령 하는 얼마 안 되는 국민연금에 의존해야 하는 형편이라 어쩔 수 없이 후원을 모두 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함께 퇴직한 동료 대부분이 비슷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광주광역시 남구에 있는 아동복지시설 충현원은 3년 전부터 후원자가 줄기 시작해 올해는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의 한 관계자는 "수십 년간 정기후원하던 분들이 하나둘씩 은퇴하면서 후원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 새 후원자 찾기 어려워 = 불황의 여파로 부자들까지 지갑을 닫는 상황이다 보니 새 후원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베이비 붐 세대 등 끊어진 후원자들의 빈자리를 새 후원자들이 채워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보니 복지시설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대구시 남구에 있는 아동시설 에덴원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정기 후원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신규 기부가 거의 없다"며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2, 3년 전부터 부쩍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시 북구 아동시설인 희망의 집도 기존 정기 후원자 외에 신규 후원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 "어려울수록 조금씩 함께 나눠야" = 현외성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 회장은 "불황이 지속하면 자신과 직접 이해관계가 없는 사회복지분야 지출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나보다 좀 더 어려운 이웃의 처지를 공감하고 배려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홍보담당 박기훈씨는 "전문기관의 모금도 줄어드는 터라 일선 복지시설의 어려움은 더 클 것"이라며 "어려운 이웃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어려운 때일수록 조금이라도 나누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광주 충현원의 한 관계자도 "은퇴자들의 빈자리를 채워나가야 한다"며 젊은 층의 관심을 부탁했다. (김준호 한무선 이영주 장아름 김선경 기자)

ksk@yna.co.kr